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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성유리가 무의식적으로 한쪽으로 몸을 피하자 남자도 어쩔 수 없이 그녀의 턱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빈손을 흘끗 내려다본 박지훈은 손을 아래로 내리더니 극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는 이미 결혼했어.” 성유리의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유부녀를 좋아한다고? 꽤 충격적이네...’ “전혀 몰랐어요!”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웃음으로 혼란스러움과 긴장함을 감췄다. “정말 아쉽네요.” “아쉬울 것 없어.” 박지훈은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하게 내뱉었다. “결혼했다고 그게 뭐? 그저 종잇장 한 장일 뿐이잖아. 두 사람을 평생 묶어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이혼할 텐데 뭐. 너와 진우도 이혼할 거 아니야?” 눈이 휘둥그레진 성유리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박지훈의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 처음 들은 내용이 이토록 충격적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박지훈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었다. 허전한 마음이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퍼져 갔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차에서 내리려 할 때 남자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 성유리는 박지훈과 아주 가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박지훈의 입술과 거의 맞붙을 듯 가까워지자 성유리는 심장이 당장이라도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편지를 쥔 가느다란 손은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 고개를 들자 남자의 큰 눈과 마주쳤고 긴 속눈썹이 살짝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남자의 호흡까지 느낄 수 있었다. 성유리는 거리를 두려 했지만 살짝 떨어지자마자 박지훈이 큰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쌌다. “대표님...” 성유리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전에 두 번 정도 이렇게 가까이 있었을 때는 모두 그녀가 의식이 없던 상태였다. 한 번은 화재 현장에서 또 한 번은 그녀가 술에 취한 후였다. 하지만 지금 성유리는 정신이 말짱한 상태였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박지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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