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듣게 된 거야. 그토록 흥미진진한 일을 놓칠 리가 없잖아.”
그녀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도 이렇게 오지랖을 피울 때가 있네요?”
“내가 전화 끊은 후 진우가 정말 너한테 아무 짓 안 했어?”
“왜 이렇게 신경 쓰는 거죠?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성유리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차갑게 웃었다.
“대표님 설마 나한테 진짜 다른 감정을 품은 건 아니죠?”
박지훈은 피식 웃더니 그녀의 두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의미심장한 그 미소에 도통 이 남자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나도 이런 생각 안 하려고 했는데 요즘 대표님 행동이 하도 이상해서요.”
박지훈은 불쑥 그녀의 턱을 잡았다.
“솔직히 말해서 네가 내 호기심을 자극한 건 맞아.”
성유리는 가슴이 움찔거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으니까.
그녀는 무심코 침을 꼴깍 삼켰다.
“하지만 대표님은 배가은 씨 좋아하잖아요? 바람둥이예요?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
박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누가 그래? 내가 배가은 좋아한다고?”
성유리는 몸을 움찔거리더니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좋아하는 여자가 결혼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전에 감옥에 있을 때, 배가은 씨 손에 낀 반지를 봤어요.”
“그러는 너도 진우랑 결혼했잖아?”
남자의 모호한 말투에 성유리는 좀처럼 갈피가 안 잡혔다.
‘그래서 도대체 배가은이 좋다는 거야 아니란 거야?’
박지훈은 그녀가 아무 말 없자 천천히 놓아줬다.
“오늘 사람 보내서 조사해 봤는데 진우한테 주스를 건넨 직원은 이미 다른 곳으로 쫓겨났어. 당분간 경성에 없으니 단서가 끊겨서 배후를 찾을 수가 없어.”
“그럴 필요 없어요. 누군지 대충 알 것 같거든요.”
성유리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에 박지훈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네가 어떻게 알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감히 나한테 손을 댄다는 건 진우 씨 첫사랑 밖에 있겠어요? 대체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우 씨한테 알리고 싶어 했던 건 확실해요. 마침내 소원을 이뤘고요.”
“진우 씨는 아마 어젯밤에 나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