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화

일촉즉발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순간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워진 설계팀 팀원들이 마음을 졸이며 어떻게든 이곳을 떠나려는데 설연우가 설인아에게 다가가 선망의 눈빛으로 말했다. “언니 정말 너무 대단하다.” 설인아는 정신병자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설연우를 바라봤다. ‘맨날 이러고 다니면 피곤하지 않나?' 설연우가 가방을 꽉 움켜쥐고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질투를 꾹꾹 눌러 담으며 웃었다. “언니, 배우 육진수랑 사이가 그렇게 좋았어? 같이 예능도 나가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우리도 좀 소개해 줘.”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던 팀원들은 설인아가 예능에 나가게 된 것도 다 육진수 덕분이고 신의 청난이라는 신분도 그저 포장된 거라고 생각해 설인아를 바라보는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이미리가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설인아를 비웃었다. “신의 청난은 무슨, 다 촬영팀에서 헛소리 지껄인 거 아니에요? 허. 나는 뭐 엄청난 실력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이미리는 설인아가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불안했는데 촬영팀에서 포장한 거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아연은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얼른 설인아 앞에 막아서더니 이미리를 노려보며 경멸에 찬 웃음을 지었다. “이미리 씨는 포장해 주는 사람도 없잖아요.” 시아연은 언제 어디든 나타나 다른 사람을 헐뜯길 좋아하는 이미리가 너무 꼴불견이었다. 설연우는 원래도 설인아가 공격받는 걸 보고 싶어 얘기를 꺼냈는데 시아연이 초를 치자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화가 단단히 치밀어오른 이미리가 시아연을 손가락질했다. “시아연 씨 정말...” 하지만 시아연은 그런 이미리가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듯 허리를 빳빳이 폈다. 설인아는 그녀 앞을 막아선 시아연을 보며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지더니 시아연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덜떨어진 사람과 싸우지 마요.” “뭐라고요?” 이미리가 팔짱을 꼈던 손을 다시 내리더니 설인아를 노려봤다. ‘빌어먹을 년이 대본 덕에 인기 좀 붙었다고 엄청 나대네.’ 시아연이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이미리를 향해 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