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역시나 사람들이 설인아를 보는 눈빛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걸음을 멈추는 사람도 있었고 몰래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는 사람도 있었다. 설인아는 그런 사람들을 당연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싸늘한 눈빛으로 둘러본 뒤 설연우와 이미리에게 차갑게 말했다. “너희들이 자초한 일이니까 그 대가가 어떻든 알아서 책임져.” 이미리는 싸늘한 설인아의 눈빛을 보고는 섬뜩한 기분이 느껴졌다. 꼭 그녀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한 숨 막히는 압박감이 밀려왔다. 점차 겁에 질린 그녀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침만 꿀꺽 삼키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설인아는 몸을 돌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제자리에 우뚝 남은 설연우는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두 눈에는 설인아를 향한 증오로 가득했다. ‘저 천한 X은 대체 왜 저렇게 당당한 거야!' 분명 그녀야말로 디자인팀 팀장인데 설인아에게 기세로 억눌리고 말았다. 인정할 수 없었던 설연우는 속에서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주위로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며 이상한 눈빛을 하고 있었기에 설연우는 더 등줄기가 서늘해졌지만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언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곧이어 누그러진 사람들의 눈빛에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됐어요. 다들 이제 그만 자리로 돌아가서 일해요.” 설연우는 그들이 조금 두렵기도 했다. 만약 설인아에게 제대로 당했다면 현재 그녀의 상태로 아마 뒷수습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팀장의 말에 직원들도 더는 구경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갔다. 다만 그들은 부단히 설인아를 힐끔대기 바빴다. 설인아의 위압감은 엄청났고 설연우와는 차원이 달랐다. 설연우는 그런 직원들의 눈짓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던지라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X.' ‘조금 전 설인아가 그렇게나 악랄했는데 이 인간들은 왜 여전히 저런 눈빛으로 설인아를 보는 건데?! 쟤가 회사로 들어온 뒤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잖아!' 설인아는 설연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관심이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자기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