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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거센 바람이 절벽 위에 휘몰아쳤다. 심민주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절벽 끝에 서 있었고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렸고 마치 당장이라도 아래로 떨어질 듯 아슬아슬했다. “민주야!” 세 명의 오빠들이 동시에 절규하듯 소리쳤다. “거기서 내려와! 위험해!” 심민주가 고개를 돌렸고 눈물에 젖은 얼굴 위로 바닷바람이 스쳤다. “나도 오빠들이랑 선우를 두고 가기 싫어요. 그런데 지유가 날 용서하지 않잖아요... 어차피 난 곧 죽을 목숨인데 그냥 여기서 끝내면 지유의 눈에도 안 거슬리겠죠...” 그 말이 끝나자 네 남자의 시선이 동시에 심지유에게 꽂혔다. “심지유!” 유선우가 그녀의 어깨를 거칠게 밀었다. “어서 말해! 민주를 좀 말리라고!” 하지만 심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넌 정말 민주가 죽어야 속이 시원하겠어?” 심민혁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심민주는 흐느끼며 몸을 떨다가 갑자기 뒤돌아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민주야!” 네 남자가 동시에 달려들었고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들은 간신히 심민주를 끌어올렸고 심민주는 네 사람의 품 안으로 파고들며 마치 세상이 끝난 듯 오열했다. “괜찮아, 괜찮아... 이제 다 괜찮아...” 유선우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달랬고 그의 목소리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부드러웠다. “우리가 여기 있으니 무서워하지 마.” 세 오빠가 심민주의 등을 다독였다. “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심민주는 유선우의 품 안에서 울음을 그치지 못하다가 갑자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날 놔줘요! 나 그냥 죽을래요! 지유가 나를 싫어하잖아요. 날 받아주지 않잖아요...” 그녀가 다시 절벽 쪽으로 달려가자 네 남자가 재빨리 붙잡았다. “이제 그만해!” 심재민이 돌아서서 심지유를 노려봤다. “심지유, 이 꼴을 좀 봐! 너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심세훈은 떨고 있는 심민주를 끌어안으며 달랬다. “괜찮아, 민주야. 우리가 있잖아. 아무도 널 내쫓지 못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심지유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심민주를 잘 아는데 늘 이런 식이었다. 심민주는 자살 시도를 빌미로 사람들의 동정을 얻고 그들은 항상 속아 넘어갔다. “사람 불러서 지유를 절벽에 매달아 놔! 반성 좀 하게.” 심민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깨달을 때까지.” 그 말이 떨어지자 심민주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고개를 돌리고 심지유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마치 자기가 이겼다고 과시하듯이. 그 표정과 눈빛에는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심지유, 넌 나를 절대 못 이겨.’ 경호원 두 명이 다가와 심지유의 팔을 붙잡았고 까슬한 밧줄이 그녀의 손목에 감기며 꽉 조여들었다. 밧줄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유선우는 자리를 떠나기 전에 한 번 뒤돌아보았는데 피도 눈물도 없는 듯한 차분한 심지유의 눈빛이 그의 시야에 박혔다. 유선우의 마음속에 묘한 불안이 스쳤지만 그 순간 심민주가 어지럽다며 기절하자 그는 곧장 그녀를 안고 돌아섰다. 이제 절벽 위에 심지유 혼자뿐이었고 바닷바람이 다시 매섭게 불었다. 그녀의 몸에 감긴 밧줄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손목의 상처에서 피가 스며 나왔다.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지만 심지유는 손이 묶여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온몸의 힘을 다해 손목을 비틀기 시작했고 살이 벗겨지며 피가 흘렀지만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밧줄이 조금씩 느슨해졌고 마침내 완전히 풀렸을 때 심지유는 몸을 비틀어 절벽 쪽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한 손으로 튀어나온 바위를 붙잡고 이를 악물며 기어올랐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겨우 정상에 올라섰을 때 휴대폰 화면이 다시 켜졌다. [심지유 고객님, 구매하신 무인도의 인수 절차가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언제든 입주 가능합니다.] 그 문자를 보는 순간, 심지유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제 됐어.’ 그녀는 오빠들과 유선우, 심민주가 자신이 죽었다고 믿게 만들 생각이었다. 심지유는 확실히 심민주를 이길 수 없지만 심민주는 살아있는 사람은 절대 죽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몰랐다. 심지유는 외투를 벗더니 곧장 절벽 끝으로 걸어가 그것을 나뭇가지에 걸어놓았다. 그리고 밧줄을 끊어 절벽 아래로 던졌다. 외투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은 마치 누군가가 절벽 아래로 떨어진 듯한 흔적을 남겼다. “안녕.” 심지유는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그건 다른 사람을 향한 작별 인사가 아니었고 한때 그들을 바보 같이 사랑했던 예전의 자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였다. 잠시 후 심지유는 산에서 내려와 택시를 불러 세웠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 그녀는 이제부터 최선을 다해 자신을 사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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