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신지환의 고함을 두 번이나 들은 이제인도 성질이 났지만 빨갛게 충혈된 신지환의 두 눈을 보고 불똥이 튈 것 같아 얼른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신지환은 유리병을 안고 멍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이제야 최근에 여다현에게 얼마나 소홀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집안에 물건이 점점 줄어드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 말이다. 거실에는 원래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고 소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뜬 담요가 있었고 위층 아이 방에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목각 인형이 있었는데 이제 더는 이 집에서 여다현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표님.”
신지환의 부름을 받고 나타난 도우미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집에 있던 물건이 왜 다 사라진 거죠?”
두 아주머니는 서로 눈빛만 주고받다가 결국 용기 내어 이렇게 말했다.
“사모님이 앞으로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 살 텐데 낡아빠진 물건은 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도우미의 말에 신지환이 들고 있던 물잔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왜 그런 말은 내게 알리지 않았죠?”
아주머니가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요즘 집에 별로 들어오지 않으셔서 말씀드리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습니다.”
말문이 막힌 신지환이 다시 캐물었다.
“사모님은 언제 나간 거예요? 막았어야죠.”
두 아주머니는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모님은 집에 사람이 머물러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만 끝나면 바로 나가곤 했습니다. 오늘은 사모님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길래 나오지 않은 겁니다.”
신지환은 두 사람에게 물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언짢은 표정으로 물러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다현에게 더 신경 쓰지 못한 것을 후회했고 한시라도 빨리 여다현을 찾아내고 싶어 비서에게 지시했다.
“사모님 어디 갔는지 알아봐.”
하지만 며칠째 여다현의 행적을 찾아내지 못했고 신지환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다 문득 여다현의 아버지가 떠올라 연락처를 찾아낸 신지환은 통화 버튼을 누를지 말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두 사람은 원래도 나이를 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