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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어, 어떻게 감히!” 김명헌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김우연을 노려봤다. 얼굴은 달궈진 프라이팬에 맞은 듯 화끈거렸고 숨이 막힐 만큼 괴로웠다.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다. 집안에서는 왕자처럼 떠받들려 언제나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 김우연이 그 자존심을 짓밟았다. 뺨은 금세 붓기 시작했다. “아니, 방금 네가 내가 때리라고 한 거 아니었어?” 김우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묘한 통쾌함이 배어 있었다. ‘여우 같은 놈. 이 가식덩어리. 겉으로는 착한 척하고 속은 썩어 문드러졌잖아. 그래, 그런 연기가 그렇게 좋냐? 그럼 한 번 더 해봐. 이번엔 진짜 죽을 만큼 쳐 줄게.’ 전생에는 눈치만 보며 참고 살아야 했지만 이번 생엔 달랐다. 김우연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번엔 끝까지 가볼 작정이었다. “명헌아, 괜찮아? 어디 아파? 말 좀 해봐.” 그러다 김명헌의 얼굴에 선명하게 찍힌 손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뜨거운 분노가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올랐다. 그 감정은 순식간에 온몸을 덮으며 불길처럼 번져갔다. “너, 감히 명헌이를 때리다니! 명헌이는 내 남동생이야! 네가 지금 한 짓,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배어 있었다. “누나, 제발... 우연이 형 탓하지 마. 이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형한테 때리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형은 아무 잘못 없어. 그러니까 제발 화내지 마. 형만 화 풀면 돼. 그러면 난 뭐든 할 거야.” 그는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들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형 속이 풀리지. 우연이 형, 형 마음이 아직도 안 풀렸다면... 한 번 더 때려도 좋아.” 말을 마치며, 김명헌은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그는 한쪽 뺨을 손으로 감싸 쥔 채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인 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그 가식적인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확신했다. 오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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