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6장

“제발 부탁이야. 한 번만 날 돌아봐 줄 수는 없을까? 그리고 당장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말아 줄 수 없을까?” 주경민은 자신이 이렇게 말하는 게 비열하고 이기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건 원래 비열하고 이기적인 것이고 쉽게 양보할 수 있없는 것이다. 이번에 춘성까지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심자영을 직접 보지 못했다면 그는 어쩌면 여전히 그녀가 단지 한때의 감정으로 화가 난 거라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 그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심자영은 그를 정말로 포기했고 더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는 강도현의 존재로 인해 더 큰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남자가 그녀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몹시 불안했다. 심자영이 강도현에게 마음이 기울까 봐, 그게 두려웠다. 만약 그 일들이 그를 옭아매지 않았다면 그는 심자영을 위해서 주성그룹의 모든 걸 포기하고 이곳에 남아 그녀와 함께 봉사하며 살아갈 준비도 되어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다시는 해성시로 돌아가지 않겠다 해도 그녀의 선택을 존중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떠나야만 했다. 절대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고 그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그는 그녀 곁에 머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진실을 파헤치는 대가가 심자영을 영영 잃는 거라면 그는 그 결과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 사람은 그렇게 이기적이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람은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심자영이라면... 그가 살면서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라면 그는 그 사랑을 그렇게 쉽게 놓을 수 없었다. 단지, 그녀에게 한 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간절히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눈빛에 담긴 간절함과 바람을 마주한 심자영은 미세하게 눈썹을 떨며 고개를 숙인 채 눈동자 속의 감정을 감췄다. 그녀는 조용히 손을 들어 주경민의 손을 밀어냈다. “미안해.”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