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장

주경민과 심자영 사이의 복잡한 사정은 사실 그리 알아내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강도현은 단 이틀 만에 두 사람의 지난 일들을 거의 다 파악해 냈다. 자료를 보고 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읜 주경민이 사랑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심자영을 아주 정성스럽게 보살펴왔다. 심자영은 누가 봐도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처럼, 타고난 맑고 따뜻한 인상을 지닌 아이였다. 하지만 그가 공항에서 처음 마주한 그녀는 마치 먼지가 내려앉은 보석같이 빛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였지만 그 안에는 슬픔이 짙게 깔려 있었고 웃고 있어도, 그 미소는 무거운 마음을 감추려는 듯했다. 처음에는 강도현도 타인의 사적인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과 심자영은 그저 스쳐 가는 인연일 뿐, 남의 사생활을 파고드는 일은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예전엔 그녀의 과거를 따로 알아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는 점점 그녀를 의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위험에 빠진 순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고 겁을 먹었다. 강도현은 심자영이 다쳤다는 소식에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고 그날 이후로야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자각하게 됐다.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심자영에게 마음이 움직였다.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본인도 잘 몰랐지만 분명한 건 이 따뜻하고 맑은 사람에게 눈을 뗄 수 없다는 거였다. 심지어 주경민의 존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편함과 초조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그날, 심자영이 더는 병원에 오지 말라고 했을 때... 그녀가 자신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빚지고 싶지 않아 그렇게 말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정작 도움이 필요했던 순간, 그녀는 주경민을 선택했다. 강도현도 방금 자기가 했던 말은 선을 넘은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주경민과 심자영 사이 일은 그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 말은 주경민의 아픈 곳을 찔렀고 동시에 그를 분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