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서예은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박시우와 조 대표에게 향했다.
박시우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였다.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은 당당했고 흰색 골프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품위와 여유가 묻어났다.
반면 조 대표는 그의 옆에 서서 세상 물정을 아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박시우의 표정은 담담했다.
가끔 고개를 끄덕일 뿐, 언제나 차분하고 거리감 있는 기운을 잃지 않았다.
서예은은 시선을 거두며 마음 한 켠이 묘하게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자신과 박시우의 결혼은 원래 서로 필요를 채우기 위한 거래였다.
박시우는 집안 일을 맡아줄 아내가 필요했고 그녀는 그의 권력과 보호를 필요로 했다.
처음에는 약간의 투정도 섞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박시우의 세심하고 다정한 배려, 존중과 포용이 그녀의 마음을 조금씩 흔들었다.
그런데 조 여사의 말은 찬물을 끼얹듯, 화려한 결혼 뒤 숨겨진 냉혹한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예은 씨, 괜찮아요?”
조 여사는 그녀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
서예은은 정신을 차리고 얕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잠깐 생각이 다른 데로 갔네요.”
조 여사는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젊다는 건 정말 좋네요. 아직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저는 이미 이 결혼에 갇혀버렸지만요.”
서예은은 부드럽게 말했다.
“여사님, 언제든 자신을 위해 살기로 선택할 수 있어요.”
조 여사는 씁쓸하게 웃었다.
“말처럼 쉽지 않죠. 걸린 것이 너무 많아요. 아이, 가족, 체면... 에휴, 이런 우울한 얘기는 그만하죠. 어쨌든 거의 끝냈을 테니 계약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에요.”
“저는 사실 이런 비즈니스 일에는 잘 몰라서...”
서예은은 겸손하게 웃었다.
조 여사의 눈에 잠깐 영리한 빛이 스쳤다.
“박 대표님께서 예은 씨를 정말 아껴주시네요. 이렇게 신경 쓰게 두지 않다니요.”
서예은은 미소만 지을 뿐, 굳이 말을 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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