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화
이때, 박영호가 지팡이를 짚고 멀리서 다가왔다.
어르신을 보는 순간 박태성 가족은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비록 연세가 있긴 하지만 집안에서 박영호의 위세는 절대적이다.
게다가 박시우를 얼마나 편애하는지 다들 속으로 뻔했다.
물론 이해는 갔다. 박씨 가문 역사상 박시우처럼 뛰어난 천재는 처음이며, 박영호가 특별히 아끼는 것도 당연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미 다 전해 들었다. 남의 말을 쉽게 믿었다는 변명으로 넘어갈 수는 없지.”
그러고 나서 콧방귀를 뀌며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렸다.
박영호의 지팡이가 움직이면 집안이 휘청거린다는 소문이 있는 만큼 지금 정말로 화가 난 상태였다.
박태성이 입을 열려던 찰나 날카로운 눈빛과 마주하자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겁에 질린 박유라는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한낱 연약한 풀잎처럼 움츠러들었다.
“유라야, 새언니한테 사과해.”
박영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박유라는 억울한 듯 입술을 꽉 깨문 채 묵묵부답했다.
서혜지가 속으로 투덜거렸다.
‘이런 바보 같은 애가 다 있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슨 고집이람...’
이내 몰래 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라야, 사과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어르신이 사과하라고 하면 무조건 해야 했다.
박유라는 마지못해 서예은을 바라보며 어금니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결국 꾹 참으며 말했다.
“미안.”
서예은도 눈치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집안에서 박영호의 말이 가장 힘이 있다는 사실쯤은 쉽게 보아냈다.
박영호가 나서서 사과하라고 했는데 박유라는 몰라도 어르신의 체면은 세워줘야 하지 않겠는가.
“괜찮아. 유라 씨도 고의는 아니었을 거라고 믿어.”
이내 머뭇거리다가 한 마디 덧붙였다.
“하지만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이제는 성인이잖아. 친구 사귈 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
이 정도만 말해도 충분했다. 다들 눈치 빠른 사람이니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을 것이다.
박유라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지금은 참는 수밖에 없었다.
“아가야.”
박영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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