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서예은은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자신에게 말을 건 줄 알고 하린에게 물었다. “네?” 하린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마 지나지 않아 서예은과 하린은 구동준과 일행들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서예은이 막 자리에서 일어나 구동준에게 다가가려 할 때, 마침 웨이터가 지나가다 서예은과 부딪칠 뻔했다.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웨이터는 눈빛을 살짝 흔들며 무의식적으로 다른 방향을 쳐다보았다. 서예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괜찮아요.” 하지만 웨이터에게 잠시 발목을 잡힌 사이, 서지안이 한발 앞서 구동준에게 말을 걸었다. “F&W 회사 직원이세요?” 구동준이 물었다. 서지안은 허리를 곧게 펴고 말했다. “맞아요. F&W 는 신생 주얼리 회사지만, 설립된 지 몇 년 되었고, 지난 몇 년간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구 대표님도 잘 알고 계실 거예요.” 구동준은 말했다. “맞아요, 들어본 적 있어요.” “이건 저희 기획서인데, 한번 보시고...” “구 대표님.” 서예은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서지안의 말이 끊겼다. 서지안은 불쾌한 표정으로 서예은을 쳐다보았고, 그 시선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서예은을 꿰뚫을 듯했다. 구동준은 서예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사람, 시우의 아내잖아?’ 그는 서예은이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궁금했다. ‘내가 시우의 소꿉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는 건가?’ 서예은은 구동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저는 은하 그룹을 대표해서 협력 건을 논의하러 왔습니다.” 은하 그룹? 구동준은 눈을 치켜떴다. 허안나가 찾아온 대타가 서예은이었다니. 서예은은 미인이긴 하지만, 경성 명문가 출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박시우가 대체 서예은의 무엇을 보고 반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서예은의 실력이 어떤지 보고 싶었다. 구동준이 말했다. “그럼 은하 그룹 대표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게 당신이라는 건가요?” 서예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그때, 다른 한 사람이 다가와 자신의 회사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