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16화
희문은 노래를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기윤의 앞에 섰다.
그러고는 준비해둔 또 다른 선물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기윤아,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뭐든 네가 먼저야.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줘.”
세라는 기윤의 옆에서 손등을 토닥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희문이 마음 진심이니까 한 번만 풀어줘요. 그렇게 오래 만났는데 이렇게 바로 끝내버리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리고 천천히 덧붙였다.
“일단 기회를 주고 그다음은 희문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면 되지 않을까요?”
“희문이 또 상처 주면 우리가 가만히 안 있을 거예요.”
세라는 장난스럽게 웃었지만 말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희문도 고개를 숙이며 다시 말했다.
“기윤아, 정신을 잠깐 놓은 거였어. 정말 미안해.”
기윤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꼬았다.
입술은 꽉 다물려 있었고 감정이 흔들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
화영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기윤은 분명 희문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곧 세라는 기윤의 손을 잡았다.
“오늘 우리가 다 이렇게 비 맞아가면서 온 이유가 뭐겠어요? 희문이 마음이 진짜라고 믿으니까 온 거예요. 기윤 씨, 우리도 믿어주면 안 될까요?”
그 말을 들은 기윤은 순간 더 불안해졌다.
기윤은 지금 단순히 희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선의까지 함께 짊어진 기분이었다.
그때 화영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리가 좀 아파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다들 계속 얘기해요.”
이에 우행도 곧바로 일어났다.
“나도 같이 나갈게.”
그렇게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 순간 기윤도 정신이 번쩍 든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러고는 황급히 몸을 돌려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남겨진 희문은 허공에서 멈춘 손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세라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우행은 결국 화영 없이는 안 되나 봐. 둘이 더 단단해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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