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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9화

가윤은 얼굴을 잔뜩 굳힌 채 낮은 목소리로 말을 던졌다. “희문이 늘 나만 감싸니까 화영이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일부러 기윤 씨더러 용서 못 하게 만드는 거지.” 희문은 즉시 고개를 들었다. “화영은 방금 돌아온 사람이고 그런 뜻 아니니까 괜히 추측하지 마.” 몇 마디 더 오가고 있을 때, 우행이 화영과 함께 돌아왔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우리 먼저 갈게. 계산은 끝냈으니까 너희끼리 편하게 이야기해.” 곧 기윤도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나도 이제 집에 가볼게요.” “나도 갈게.” 수호도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외투를 챙겼다. 일곱 명 중 네 명이 일어서거나 이미 나가려 하니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었다. 세라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랑 같이 나가자.” 그리고 우행을 향해 말했다. “원래 내가 사려던 자리였는데 결국 네가 계산하게 됐네.” 우행은 담담했다. “괜찮아.” 몇 사람은 함께 넘버 나인을 나섰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 때문에 공기는 한층 더 촉촉해져 있었다. 희문이 기윤이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말했다. “운전기사가 곧 도착하니까 내가 데려다줄게.” 하지만 기윤은 고개를 세게 저었다. “아니야. 택시 이미 잡아놔서 금방 와.” 희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조심해서 들어가.” 기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아주 조금 고개만 끄덕인 뒤, 걸려 온 전화를 받으며 서둘러 빗속으로 향했다. 그 사이, 우행은 검은 우산을 펼쳐 화영의 어깨 위로 기울였다. 비는 굵었고 우행은 거의 절반 이상이 빗물에 젖고 있었지만, 남자의 시선과 몸은 오로지 화영 한 사람만을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빗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산 같았다. 폭우가 쏟아져도 우행은 화영을 지키는 자세를 계속 유지했다. 세라는 건물의 계단 위에서 그 둘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차갑고도 엷은 빛이 번득였다. 가윤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둘은 결국 안 돼. 그러니까 너무 좌절하지 마.” 세라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집에 가자.” 말을 마치고 조용히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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