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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2화

이틀 뒤, 오후에 출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엠의 오랜 고객인 임수향이 화영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화영 씨, 오늘 저녁 시간 괜찮아요? 같이 밥이나 먹어요.] 그 요청에 화영은 부드럽게 거절했다. “오늘 밤은 남자친구랑 할머님 뵈러 가야 해서요. 다음에 제가 대접할게요, 여사님.” [남자친구라고요?] 임수향은 끝말을 길게 늘이며 은근한 재미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번 말한 그 사람인가요?] 이에 화영은 담담하게 인정했다. “네.” [언제 결혼할 거예요?] 임수향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기대가 섞여 있었다. “좋은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꼭이에요, 꼭이요.] “네.” [그러면 데이트 방해하지 않을게. 시간 되면 지엠에 들를 테니까 얼굴 봐요.] “네.” 전화를 끊은 뒤, 화영은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다가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퇴근 무렵, 세라는 사장실로 향했다. “사장님, 임씨그룹 협업 프로젝트 제안서 완성했어요. 오늘 저녁에 진우행 부사장님 뵙는 게 어떨까요?”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세라는 빠르게 승진해 이미 사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위치가 되였다. 그러자 문세윤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이렇게 빨리 끝냈어요?” 그러고는 시계를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지금 연락드리면 퇴근 시간이라 부사장님이 안 받으실 수도 있어요.” 그러자 세라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진우행 부사장님은 효율적인 사람을 선호하세요. 사장님이 제안서가 완성됐다고 직접 말씀드리면 분명 좋게 보실 거예요.” “그리고 업무에 정말 성실하신 분이니까, 저녁 시간에 여유만 있으시면 반드시 만나주실 거예요.” 문세윤은 이미 세라를 우행의 연인이라 믿고 있었기에 그 말이 곧 확신으로 들렸고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지금 바로 전화해 보죠.” 전화를 누르며 문세윤이 세라에게 말했다. “만약 진 사장님이 오늘 저녁에 보자고 하시면, 같이 가서 제안 설명 좀 해줘야 하니, 오늘은 고생 좀 해야겠어요.” 세라는 상냥하게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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