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9장

그러자 젊은 의사는 바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서정희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어떤 과제를 생각하시는 거예요? 제가 함께 참여해도 될까요?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설란화도 저는 처음 들어봐요. 서 선생님은 약재에 대한 지식이 너무 풍부한 것 같아요.” 서정희는 더 난감해졌다. 지금 생각하는 과제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 주제인데. 지금 당장 염정훈의 옷을 벗기고, 어떻게 키스하면서, 여태껏 그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할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나중에요.” 그녀는 얼른 밥을 몇 술 더 뜨고, 신동우의 약을 달이면서 염정훈을 기다렸다. 염정훈의 신분으로는 아마 신동우와 한참은 교류를 해야 할 것이다. 설령 두 사람 모두 서로를 너무 싫어하지만, 언론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식사를 하고, 얘기를 나무면서, 악수하고 웃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염정훈과 신동우는 모두 마음이 연회에 있지 않았다. 신동우가 물었다. “염 장군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조촐한 식사 자리를 준비해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염정훈이 답했다. “아닙니다. 고향의 맛을 맛본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자 신동우가 말했다. “그럼 며칠 더 머무시지요.” 두 사람은 그렇게 성의 없이 안부를 몇 마디 건네더니, 가식적인 웃음으로 얼굴이 굳어졌다. 날이 어두워지자 염정훈은 연회 때 자신을 치료하던 의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아랫사람들도 귀한 손님의 요구라 얼른 서정희를 불러왔다. “서 선생님, 그분은 귀한 손님입니다. 치료 잘 부탁 드릴게요.” 배현이 신신당부했다. 약상자를 들고 있던 서정희는 너무 들어서 귀에 굳은 살이 박힐 것 같았다. “원수님의 약은 이미 달여 놓았어요. 오늘밤에는 수면제를 추가했으니, 다 마시라고 해요.” “네, 알겠어요. 그런데......” 배현은 최근 이틀 간 갈수록 난폭해지는 신동우를 떠올렸다. 밤이 되면 자신을 찾아 복싱을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해야만 잠이 들었다. 이러다가 신동우는 미치고 말 것이다. 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