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6장

“네가 이걸 묻기 전에 나도 너한테 물어볼 것이 있어.” 진이준은 안소희가 답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침착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뭔데요?” 안소희가 물었다. “예전에 한차례의 좋지 않은 경험을 했는데도 왜 나한테 시집오기로 결정한 거야?” 진이준의 눈빛은 예전보다 더욱 진지했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다른 여자 때문에 너를 떠날까 봐 두렵지 않아?” “네. 두렵지 않아요. 전 대장을 믿어요.” 안소희는 정말 진이준을 굳게 신뢰했다. 그러자 진이준은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 위에 턱을 얹고 온화한 눈빛으로 안소희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진이준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대답이 바로 내 대답이야.” 안소희의 시선이 그와 마주쳤다. 순간,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안정되었다. 하긴, 어쨌든 안소희와 진이준은 평생을 함께 할 것이니, 진이준이 주겠다고 하면 안소희는 기꺼이 받는 게 마땅했다. 이 일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곽 비서 외에 안소희와 진이준, 그리고 안소희 아버지와 진이준의 부모님만 알고 있었다. 어른들은 이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두 당사자에게 결정을 맡겼다.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10월이 되었다. 진이준과 안소희는 채민우와 현지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처음에 두 사람은 결혼식을 해외에서 거행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이것저것 고민한 끝에 결국엔 서울에서 거행하게 되었다. 진이준이 출국하기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저 단순히 결혼식을 치른 후에 두 사람이 신혼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랐었다. 결혼식 셋째 날, 채민우와 현지는 안소희와 진이준을 불러내 같이 만나자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에 신혼여행을 가게 되면 몇 달 동안 외국에 있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채민우는 진이준이 자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걱정했었다. 그래서 네 사람은 한 클럽에서 놀기로 결정했다. 안에는 놀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먹을 것도 있고 마실 것도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