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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그녀의 말에 박태호의 표정이 변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참 만에 말했다. “갇혀 살고 싶은 거야? 박여진, 난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지금 그의 행동은 그러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박여진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녀는 눈앞의 세상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흔들었지만 곧 기절해버렸다. 기절하기 직전, 그녀는 박태호의 당황한 눈빛을 보았다. 예전과 똑같은 눈빛이라 심장이 순식간에 욱신거렸다. 눈을 떴을 때는 박씨 가문의 별장이었고 이미 저녁이었다. 박태호는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에게 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침대 옆에 앉았다. 그녀가 눈을 뜨는 것을 보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 박여진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목이 타는 듯했다. 그제야 자신이 열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에 쌓인 일이 너무 많아 열이 그치지 않았다. 박태호는 옆에 있던 물을 가져와 그녀를 일으킨 후 입가로 가져가려 했지만 그녀는 단숨에 쳐내더니 고개를 숙였다. 거부의 태도가 너무 명백했다. 박태호는 온몸이 굳어버렸다가 그녀를 더욱 꽉 안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며 일어섰다. “가정부를 불러서 돌보게 할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눈을 감았다. 눈에 보이는 것을 피하고 싶은 듯했다. 박태호의 마른 침을 두 번 삼키다가 그곳을 떠났다. 그가 떠나자 가정부가 들어와 정중하게 물었다. “사모님, 좀 드시고 싶으신 것 있어요?” 박여진은 이 말에 대답하지 않고 손으로 옆을 더듬었지만 핸드폰을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상대방에게 물었다. “내 핸드폰은 어디 있어요?” “아마 대표님께서 치우신 것 같습니다.” 핸드폰이 그녀에게 돌아온 지 겨우 하루였다. 이전에도 박태호가 그녀의 핸드폰을 치운 적이 있었는지라 가슴속에서 불타오르는 분노가 더욱 거세졌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이불을 걷어내며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리며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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