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화

이수아의 두 눈이 공포로 가득 찼다. 문을 열려고 발버둥 쳤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서다혜, 우리가 손을 잡으면 이진아를 무조건 끌어내릴 수 있다며? 근데 왜 날 속여?’ “서다혜, 왜 날 속였어?” 서다혜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그녀의 옆에 쪼그려 앉았다. “속인 적 없어. 네가 죄를 뒤집어쓰면 진아를 망가뜨리겠다고 했잖아. 지금 이씨 가문 회사는 물론이고 이도영도 곧 끝장나. 너랑 한 약속도 이루어질 텐데 이 정도 희생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적어도 진아가 날 의심하게 해서는 안 되지. 안 그래?” 이수아는 마지막 남은 의식을 붙잡고 힘겹게 손을 뻗어 그녀의 바지를 붙잡았다.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이러지 마. 해독제, 해독제를 줘.” 서다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발로 툭툭 찼다. “사람은 악랄한 동시에 능력이 있어야 해. 그래야 남 위에 설 수 있지. 넌 그저 악랄하기만 하니까 내 디딤돌밖에 안 되는 거야.” “이진아가 네 정체를 알까 봐 두렵지 않아? 날 돌봐준 사람이 너라서 내가 식물인간이 되면 분명히 널 제일 먼저 의심할 거야.” 서다혜는 가볍게 웃으며 주사기를 의료 상자에 넣었다. “내가 너처럼 멍청한 줄 알아? 이 약은 현기태가 주천수한테 부탁해서 구한 불법 약물이야. 널 병원에 데려가도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줄 알 거라고.” 절망에 빠진 이수아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녀는 이진아에게 맞서지 말았어야 했다. 정신병원에 들어간 후에도 끊임없이 불만을 품고 이진아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다. 이진아와 이도영의 사이가 가까운 걸 보고 질투심에 불타올라 이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정말 너무도 후회되었다. 어쩌면 이수아가 이씨 가문에 돌아왔을 때부터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 이진아는 그녀에게 잘해줬고 심지어 그녀를 위해 주천수와 맞서 싸우면서 그의 한쪽 눈을 멀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수아는 빛나는 이진아를 싫어했다. 이진아가 빛날수록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