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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된 연애리셋된 연애
Ayoko: Webfic

제949화

강찬원은 온몸이 굳어버렸고 안색도 더욱 창백해졌는데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버지, 그 여자가 저를 일부러 노린 거였다고요? 우리의 원수인가요? 대체 누구예요?” 삼원로는 이마를 문지르며 생각했다. 만약 다른 곳이었다면 CCTV만 확인하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지하 격투기장이었다. 격투기장이 손님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에 일반인은 절대 그 어떤 CCTV 기록도 얻을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격투기장이 많은 도망자들을 모을 수 있는 이유였다. 그 안에서는 경찰조차 살아남기 어려웠다. 솔라리스의 이 지역에서 경찰은 고위험 직업이었다. 특히 이런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 지역에서는 경찰이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삼원로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지하 격투기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기어코 듣지 않더니.” “아버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년을 꼭 찾아내셔야 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삼원로의 아내 한선희가 들어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망가진 걸 보고는 침대 옆에 엎드려 통곡했다. “찬원아, 내 아들.” 강찬원도 마음이 좋지 않았고 그 여자에 대한 원한이 더욱 깊어졌다. ‘네가 누군지 알게 되면 절대 가만 안 둬.’ 한선희는 침대 옆에 꿇어앉은 채 강찬원의 손을 꽉 잡았다. “어머니가 꼭 복수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네 아버지더러 널 이렇게 만든 년을 꼭 잡으라고 할게.” 강찬원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혹시 이진아 아닐까요? 어제 제가 이진아를 좀 건드렸거든요. 그렇다고 심하게 건드린 건 아니고요. 이진아한테 강씨 가문에 있으면 안전하지 않으니 기댈만한 새로운 백을 찾으라고 했어요. 제 말이 다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진아는 아닌 것 같아요. 이진아 같은 여자가 어떻게 그런 수단을 쓸 수 있겠어요? 지하 격투기장에서 만난 그 여자는 수단이 엄청 대단해 보였어요.” 삼원로가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더니 굳은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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