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11화

우문군을 설득하는 요부인 우문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돌연 음험한 눈빛이 되더니,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당신 방금 제가 임신할 줄 알고 낯 두꺼운 년이라고 욕하더니 왜 주명양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해요?” 우문군은 이성이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라, “주씨 집안은 가정교육이 엄격한데 친정에 간 명양이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겠어?” “그래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짜 임신을 했어요. 지금 주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당신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길래 축하하러 온 거라고요.” 우문군의 푸르뎅뎅한 얼굴에 치욕스러움과 흉측함이 올라오며 주먹을 쥐더니, “넌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당신 계속 주씨 집안의 지지를 얻고 싶어하지 않았나요? 주명양이 간통을 하고 임신을 했으니 결단코 집안 사람들에게 진상을 못 알려요. 이 아이는 당신 아이인 척 하겠죠.” 우문군의 얼굴이 꽤나 두렵게 변하며, “절대로 그 여자 뱃속에 천한 종자가 내 아이라고 인정할 수 없어. 그 뿐 아니라 주명양이 외간 남자를 홀려 아녀자의 도를 지키지 않고 염치를 모른다고 천하에 공표할 거야. 주씨 집안의 체면을 아주 짓밟아 주지.” 요부인이 냉소를 지으며,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렇게 버리겠다는 건가요?” 우문호는 요부인이 반어법을 하는 줄 알고 목을 노려보며 확 비틀어 버릴 표정이다. 요부인이 웃으며, “이게 당신에게 얼마나 엄청난 기회인데요, 이 아이가 당신의 아이라고 인정하고 호적에 입적하면 주명양은 당신과 관계를 끊을 수가 없게 되고, 주재상이 아무리 당신이 싫어도 그 아이를 생각해 당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거라고요. 아이 아버지가 이렇게 체면을 구기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주재상은 당신이 황실의 신분을 회복하도록 방법을 강구해 낼 거예요. 하지만 그때가 돼서 어디까지 높이 올라가는지는 당신 자신에게 달려있지만.” 우문군은 이 말을 듣고 잠시 멍 해졌다. 방금은 욱하는 마음이 머리에 꽉 차서,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 요부인이, “그리고, 당신이 이 아이의 아버지임을 인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