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7화

우문호는 대마의 마음씨가 순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목여 태감에게 약을 가져다준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대마와 함께 어화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대마에게는 함께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불안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신비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우문호는 대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매우 좋아했다. 대마 또한 무척이나 기뻐하며 며칠간 이곳에 머무르고 싶다고 말했다. 우문호는 당연히 기꺼이 허락했다.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대마는 목여 태감을 걱정하고 있는 우문호의 모습을 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태감은 무사할 것입니다. 설령 죽는다 해도, 제가 살릴 수 있습니다.” 우문호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은 무겁기만 했다. 목여 태감과 희 상궁의 일로 그는 다시 한번 세월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실감했다. 세월은 결국 언젠가 그의 곁에 있는 어르신들을 하나둘씩 데려갈 것이다. 목여와 희 상궁 두 사람 모두 잘 버텨낼 수 있을 테지만, 그날은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대마는 그의 마음을 간파한 듯 말했다. “인생은 겉보기에 갑작스러운 일이 가득한 듯 보여도, 모든 일에는 질서와 규칙이 있는 법입니다. 이번 생에 함께 한 사람은 인연이 있는 자들이고, 인연이 있으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지요. 세상 사람들은, 이리저리 떠돌아도, 결국 같은 원 안에서 맴돌고 있을 뿐입니다.” 우문호는 그의 말이 다소 신비롭게 느껴졌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세월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옆에 있는 것들을 더 아끼게 되지요. 그리고 윤회의 속도도 빠르다 보니, 그만큼 많은 경험과 지혜를 얻게 됩니다. 사람은 정말 대단한 존재지요. 그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삼계를 제패할 수 있을 정도지요.” 대마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이기적인 마음도 있으니, 영원히 그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없지요.” 우문호는 대마의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대마는 진솔한 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