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4화
향을 피운 뒤, 그는 부인의 밧줄을 풀고 그녀를 침상으로 옮겼다. 등불을 끄자, 어둠이 방 안을 덮었다.
택란과 경천은 곧바로 떠나지 않고, 아래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를 들었다.
아직 잠들지 않은 두 사람의 숨소리 하나하나가, 응어리처럼 느껴졌다.
이 집에는 숨 막힐 듯한 억압감이 감돌았고, 그 상처는 평생 그들을 따라다닐 것이다.
범인이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해도, 그들에게는 한을 조금 풀고, 작은 위로를 건넬 뿐.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택란과 경천은 그 집을 떠나, 궁이 아닌 청란 거리를 따라 걸었다. 범인의 아버지가 무릎 꿇고 애원하던 모습보다, 피해자 부모님 무언의 고통이 택란에게 더 크게 와 닿았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범인의 부모는 피해자가 아니었다. 자식을 가르치지 못한 책임은 부모에게 있지 않은가? 딸이 사람을 죽인 가해자인 이상, 그들은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아니면... 먼저 궁으로 돌아가세요. 저는 좀 볼일을 봐야겠습니다.”
택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느꼈다. 오늘 밤 죽였어야 했던 사람이니, 더는 지연해선 안 된다.
경천은 그녀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함께 가마.”
택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이런 일에 끼지도, 증인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경천은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니고, 함께 가마. 네가 손을 쓰지 못한다면, 내가 하마. 둘이니, 일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비록 다정한 말이었지만, 하려는 일은 조금도 다정하지 않았다. 택란은 더 말하지 않고, 그가 따라오도록 두었다.
지옥령을 시행하는 일은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었다. 죽임을 당하는 자와 이 사건에 연관된 자들이, 왜 그녀가 죽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 그것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위로였고, 가해자 가족에게 상황을 알리는 일이기도 했다.
택란은 지옥의 사자처럼 나타났다. 그녀는 가해자 부모님에게 알리지 않고, 범인을 숲으로 끌고 왔다. 지옥령 팔찌를 움직이자, 은은한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가해자는 진가교가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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