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5화
깊은 밤.
택란은 경천제를 화휘전까지 배웅한 뒤, 혼자 어화원을 거닐었다.
봉황이 날아와 그녀 어깨에 내려앉자, 택란은 손을 뻗어 깃털을 쓰다듬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을 죽인 뒤, 사실 그녀의 마음은 무척 홀가분했지만, 그래도 겉으로 어느 정도 심각한 모습을 드러내야 했다. 아무래도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위기가 무거웠으니.
악을 처단함으로써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건 그녀에게는 일종의 해방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임무를 마칠 때마다, 유난히 평온하고 여유로움을 느꼈다. 마치 세상이 조금 더 깨끗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할수록, 두려움도 있었다. 그녀는 살인의 쾌감에 빠져드는 건 아닐까 두려웠다. 택란에게 성장해야 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옳았다.
어화원에서 반 시진쯤 걷고 나서야, 택란은 잠자리에 들었다.
이미 사경이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침상을 떠나기 싫어하는 공주였다. 사탕이가 진시에 찾아왔지만, 택란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사탕이는 자신이 정성껏 끓인 전복죽을 내려두고, 택란이 일어나면 꼭 마시게 하라고 궁녀에게 당부를 건넸다. 그리고 정오에 함께 안지 군주를 만나러 궁 밖에 나가는 것을, 잊지 말라고 전했다.
다들 오래전부터 안지가 수도로 돌아오면, 함께 놀러 나가기로 약속했었다.
비록 오늘 궁 안에서 연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어른들 일이라 그녀들은 참석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사탕이가 다녀가고 얼마 되지 않아, 택란은 잠에서 깨어나 전복죽을 먹고 곧장 어머니를 찾아갔다.
오늘 어머니가 경천제의 진료와 동시에, 약을 쓸 수도 있다고 했기에, 그녀는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다. 좀 더 일찍 가려고 했지만, 경천제가 먼 길을 달려 경성에 왔고, 어젯밤 함께 외출했으니, 푹 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본청에 도착하자, 경천제가 다섯 경에 아버지에게 끌려 나갔다는 어머니의 말을 들었다. 택란이 말했다.
“다섯 경이라고요? 거의 쉬지 못한 것 아닙니까? 아바마마는 어찌 그렇게 일찍 그를 찾으신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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