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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Ayoko: Webfic

제3673화

사람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라만의 머리카락부터 발끝을 훑었다. 그리고 똑같은 눈빛으로 우문소를 바라보았다. 다들 죽을 만큼 바삐 뛰어다닐 때, 다른 짓을 할 힘이 남았단 말인가? 일을 게을리하다니, 너무하지 않는가? 하지만 지금은 어디까지나 ‘의심’일 뿐, 확답을 얻기 전에 먼저 이야기를 나눌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의원을 집으로 청했고, 라만은 두 손목을 내밀며 불안에 떨었다. 그녀는 두려웠다. 아이를 낳는다는 건 상상조차 못 한 일이었다. 자신의 몸속에 열 달 동안 아이를 품고 있다가, 아이를 끄집어내다니? 너무나 잔혹했다. 모두가 빙 둘러앉아 숨을 죽였다. 흑영은 금호를 밀어내며 속삭였다. “길을 막지 말거라.” 커다란 호랑이 몸집이 앞을 가로막으니, 아무것도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호는 꼼짝도 하지 않고, 두 눈을 부릅뜨며 의원을 노려보았다. 의원은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고, 맥을 짚는 손마저 떨렸다. 흑영은 어쩔 수 없이 금호의 허리를 끌어안고 목을 길게 빼 의원의 얼굴을 살폈다. 본청은 숨소리조차 멎은 듯 고요했고, 흑영의 방귀 소리가 천둥처럼 들릴 정도였다. 금호는 화가 치밀어 올라, 흑영을 들이받았다. 방귀도 못 참는 사람이, 무슨 큰일을 해내겠는가? 흑영은 머쓱해 코를 문질렀다. 쪼그려 앉아 있으니, 저도 몰래 사고를 치고 말았다. 드디어 의원이 손을 거두었다. 그 순간, 모든 시선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의원의 입술에 꽂혔다. 의원은 이마의 땀을 훔치며 극도의 압박감을 느꼈다. “이 맥은…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다른 원인도 없다면... 왕비께서 정말 여인이고... 귀신의 장난이 아니라면…” “요점만 말하시오!” 사람들이 일제히 고함쳤다. 의원은 약상자를 끌어안고 우문소 옆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더니, 그대로 문밖으로 달려 나가며, 한마디를 남겼다. “회임하셨습니다.” 순간, 다들 벼락이라도 맞은 표정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우문소를 구타할 기세였다. 라만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머릿속은 새하얬고, 예전에 운연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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