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2장 이미지에 어울리잖아요

이 일은 정말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내가 보기에는 박준태는 다만 죽기 전에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보장을 남겨주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그에게 치료비도 주고 가족들의 안전도 보장해 주겠다고 했는데 뭐가 더 걱정되는 거지? 더구나 박준태의 양모가 정말 돈을 받았다 해도 그의 가족들에게 나눠 줄 거라는 보장이 없는데 말이다. 적어도 내가 지켜본 바에 의하면 그녀는 돈을 모두 박준태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돈을 가지고 도망갈지도 모르지. 내가 아무 말 하지 않자， 유선영이 계속 말했다. “아마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 같아요. 두려운 게 있으니 입을 열지 못하는 거겠죠.” “그리고 분명 거액의 돈을 대가로 이번 일을 약속했을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일이 년 정도는 버틸 수 있었는데 말이죠. 그럼， 아이와도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고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박준태 씨 매달 월급이 200만 원이 넘는다고 해요. 게다가 연말 보너스도 있는데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게 아니라면 전혀 죽을 이유가 없어요.” 이것 역시 내가 생각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의 치료비를 대신 납부했었다. “그래도 박준태 씨 아내분은 말이 통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따가 제가 다시 가볼게요.” 불쌍한 그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니 나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쓰였다. 적어도 그녀는 누구보다 자기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거겠지. 그녀는 돈보다도 남편이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오래 있어 주기를 바랐다. 내 말에 유선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거였어요. 정말 얼마나 골치 아픈지 몰라요.” 어느새 박신호는 이미 SNS를 업로드 했고 휴대폰을 다시 유선영에게 건네며 말했다. “선영 씨, 댓글이나 DM은 절대 답장하지 마세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해도 절대요.” “누군가 단서를 제공한다 해도 대꾸하지 마세요. 이번 일은 회사에서 책임지고 처리할 거예요.” 유선영은 귀찮은 듯 손을 내밀며 말했다. “SNS를 등록할 수 있는 다른 휴대폰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