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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장 수행비서

수행비서. 서유나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득했지만, 나는 그녀가 억지로 웃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여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발 물러서서 배진욱과 거리를 두었다. 서유나가 배진욱의 팔짱을 끼자 배진욱은 얼른 빼내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임신한 게 떠올랐는지 억지로 참는 눈치였다. “집에 있으라고 했는데 왜 또 나왔어?” 그가 다소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서유나가 수줍게 웃었다. “임신 초기이긴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이 정상 출근해도 괜찮다고 했어요.” “걱정하지 마요. 저랑 아기 모두 스스로 잘 지킬 거예요.” 그녀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표정을 짓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도발적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강 대표님은 안 바빠요? 직접 진욱 씨 마중까지 하시네요? 앞으로는 제가 진욱 씨 데리러 올 거예요.” “아직 모르시죠? 저 지금 비서실에서 일해요. 앞으로 진욱 씨 수행비서예요.” 나는 화가 나서 그녀에게 그냥 여자 친구라고 말하면 되지 않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냥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여태 배진욱의 수행비서로 일했던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좋은 결말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임산부를 건드리는 건 품위 없는 짓이라고 생각되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두 사람 빨리 돌아가요. 허가에 대한 일은 내가 직접 추진할 거예요.” “그럼 저는 올라가 볼게요?” 나는 싱긋 웃으며 서유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언짢은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배진욱을 끌고 가버렸다. 그 모습은 정말 대학 시절 때의 나와 비슷했다. 남자 친구를 남한테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이. 서유나는 나보다 좀 더 미친 모습이었다. 당연한 거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배진욱의 아이를 가졌으니. 순간 나도 내 배를 내려다보았다. 내 뱃속 아이는 사라진 지 오래 전이라 순간 그녀가 조금 부러웠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쟁탈할 용기가 있고 사랑의 결실인 배진욱의 아이까지 가졌다. 그러고도 그녀는 도대체 내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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