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5장 안 선생님
영상을 카피하려던 내 동작은 자기도 모르게 멈칫했다. 겨우 열몇 초밖에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었고 이것만으로는 사건의 경위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영상을 찍고 있는 사람은 시종일관 방관만 하고 있었고 워낙 예전의 영상인지라 해상도가 높지 않았고 영상은 전체적으로 흐릿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나는 안민혁 손에 쥐어진 칼을 똑똑히 볼 수 있었고 칼끝으로 피가 한 방울 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영상의 마지막 화면은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바라보는 정재현의 모습이었다.
순간 나는 나와 협상하러 왔을 때, 그가 데려온 사람은 아들이 아니라 손자 정민규라는 게 떠올랐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같았다.
역시 내가 너무 경솔했던 것 같다. 전혀 정재현의 가정 상황을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나는 재빨리 영상을 내 휴대폰으로 카피했다. 그리고 이게 안민혁을 지옥 끝까지 내몰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 안민혁의 살인 동기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그는 또 한차례 살인사건에 연루될 것이다.
안민혁의 모습을 보니 이미 19살을 넘긴 것 같았고 소년 보호 재판 상대가 아니라서 살인죄로 재판을 받을지도 모른다.
나는 두려운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고 파일에 암호를 걸고 숨겨놓았다.
처음에는 노트북을 은행 금고에 보관하려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은행에 가서 금고를 열면 바로 누군가에게 꼬리를 밟힐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이시연의 숙소를 둘러봤다.
숙소에는 물건들이 가득했고 모든 옷장에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그러자 이시연도 내 시선이 머무르는 곳을 바라보며 물었다.
“희주 씨, 뭐 필요하세요?”
“시연 씨 옷장이 어는 거예요? 아직 키를 갖고 있나요?”
내 말에 이시연은 민망한 표정으로 옷장을 열었다.
“당분간 희주 씨 경호원을 맡게 되어서 숙소로 돌아오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아직 새 인원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예요.”
“이 대표님께서도 물건을 전부 가져가는 것보다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이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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