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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장 도울게요

안 선생님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안씨 가문 사람이라는 거다. 그런데 안씨 가문 사람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게다가 정확하게 이시연 숙소까지 찾아왔다고? 나는 문에 귀를 대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리고 안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안석민이었다. “서류를 들고 나가는 걸 봤어요. 분명 중요한 서류일 거예요. 아시다시피...” “여기에 다른 사람 숙소도 있나요? 혹은 두 사람이 들어오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을까요? 문 앞 CCTV는 확인했나요?” “안 선생님, 죄송합니다. 마침 시스템 업그레이드 중이라 녹화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문 앞의 남자는 조심스럽게 말했고 행여라도 안석민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전전긍긍하는 게 느껴졌다. 나 역시 안석민이 이렇게 쉽게 나를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걸 진작에 예상했다. 아마 사람을 시켜서 줄곧 나를 감시했겠지. 다행히도 그때 다른 서류들도 몇 개 챙겼고 안석민은 아마 내가 금고 안의 서류를 챙겨서 나온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동영상을 떠올리자 나는 자기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아까 카피했던 영상들을 재빨리 삭제했다. 휴대폰에 저장하는 건 아무래도 들킬 위험이 컸고 지금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누군가 내 목에 걸려있는 메모리칩을 발견하면 바로 물속으로 던지면 그만이다. 아직 노트북이 있으니 영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정호준이 자신을 위해 보험을 들어놨으리라 확신한다. 정호준이 나에게 이 영상을 팔았다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른 누군가에게 팔 수도 있다는 거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호준이 우리 두 사람 사이에서 저울질하기도 전에, 상대방은 이미 그를 죽이고 증거를 모두 없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다. 점점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또 다른 방으로 가서 하나씩 노크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 문을 열어준 사람도 있었지만 나를 봤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이 본건 다급히 숙소를 떠나는 이시연의 뒷모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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