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7장 마음에 품고 있는 건 아니겠죠?

전에 나를 차로 치려 했던 일, 나를 죽이려 했던 일이 아니었다면 나는 정말 그녀의 호의를 단순하게 호의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서유나는 가볍게 자기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왜 멍하니 서 있어요. 드시고 싶은 거 주문하세요.” “매일 따라다니던 경호원분은 안 보이네요. 혼자서 오신 건가요?” 서유나가 벨을 누르자 웨이터가 메뉴판을 들고 들어왔다. 서유나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드시고 싶은 거 마음껏 주문해요. 오늘은 제가 살게요.” “전에는 제가 너무한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여자들은 임신하면 호르몬 영향 때문에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극단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진욱 씨가 그런 저를 이해하고 보듬어줘서 정말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아니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서유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배를 내려다봤다. 마치 정말 배 속의 아이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그날 두 사람이 큰 소리로 싸우는 걸 듣지 못했다면 이 말 역시 믿었을 거다. 나는 메뉴판을 앞으로 밀며 담담하게 말했다. “식사는 됐어요. 용건이나 말해요. 이따가 다른 볼일이 있어서요.” 차가운 내 태도에도 서유나는 화를 내지 않았고 웨이터에게 그만 나가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카모마일 티를 내 앞으로 밀며 말했다. “저는 간단하게 먹었고 희주 씨는 뭘 좋아할지 몰라 일단 카모마일 티 한 잔 주문했어요. 임신하니 계속 허기가 지고 먹고 싶은 게 많아지네요.” 아직 평평한 그녀의 배를 바라보며 나는 나도 임신한 적이 있다고, 벌써 유난 떨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어디까지나 서유나와 배진욱 두 사람의 아이고 내가 왈가왈부하는 것도 선을 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 아이니 두 사람이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유나 씨,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어떻게 저를 도울 생각인가요?” 나는 정말 하루라도 빨리 안민혁을 빼내고 싶었다.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늘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