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9장 절도 사건

정기탁의 회사는 별로 크지 않았고 빌딩 안의 작은 공간을 임대해 사무실로 쓰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껏해야 작은 작업실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 탐정은 대부분 시간 밖에서 조사하는 편이니 사무실이 그렇게 클 필요도 없었다. 우리는 정기탁의 아이디 카드를 가지고 쉽게 빌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고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였다. 이렇게 많은 회사가 빌딩을 이용하고 있으니 보안 시스템은 생각보다 잘 되어있었다. 다만 우리가 회사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먼저 귀에 들려왔다. “정말이에요? 우리 회사도 털렸어요. 요즘 도둑들 정말 겁도 없나 봐요.” “저는 새로 산 노트북도 잃어버렸다니까요. 마침 빌딩 CCTV도 망가져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쪽 회사도 털렸다고요? 세상에, 저희도 털렸어요! 그래도 다행히 회사에 중요한 물건들은 없었어요.” “옆 탐정 사무실은 서류까지 전부 태웠다는데, 보복이나 그런 거 아닐까요?” 사람들의 대화 소리를 듣고 이시연은 다급히 다가가 물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가 오기 전에, 빌딩 안은 이미 절도 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났었다. 게다가 이렇게 높은 빌딩 중, 한 층에서만 계속 절도 사건이 일어난다는 거다. 바로 정호준의 탐정 사무실이 있는 층이었다. 우리가 제일 안쪽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고 대부분 사람이 조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중이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한 경찰이 우리 쪽으로 걸어왔고 다름 아닌 마희연의 동료 중 한 명이었다. “강 대표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빌딩 안에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나는 정기탁의 아이디 카드를 손에 꽉 쥐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네, 탐정님 회사가 이 빌딩 안에 있잖아요? 회사에 다른 직원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왔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얘기를 들어보니 절도 사건이라고 하는 거 같은데요?” 경찰은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회사에는 아무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