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5화 DNA 검사

원아는 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설마 내가 R국 남자들에게 당하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티야를 보내는 건 아니겠지…….’ 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티야는 소남의 부탁을 받은 이후로 아침 생각이 싹 달아났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셨더니 몸이 힘들어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세 사람은 호텔 앞에서 헤어졌다. 원아와 소남은 호텔 주차장으로 왔다. 동준이 운전석에 앉아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 교수님, 잘 주무셨어요?” 그가 웃으며 인사했다. 밤새 쉬었더니 한결 개운해졌다. “안녕하세요?” 원아는 뒷좌석에 앉았다. 동준이 왜 자신을 소남과 같은 객실에 들여보냈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참았다. ‘어제 밤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하자.’ 그때 소남이 그녀를 바라봤다. ‘오늘따라 말이 없군. 티야에게 해명한 거 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어.’ “먼저 염 교수를 아파트로 모셔다 드려.” 소남이 동준에게 말했다. ‘어제 점심과 저녁에 계속 술을 마셨으니까 분명 몸이 힘들 거야. 가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원아는 그 말에 깜짝 놀라 그를 바라봤다. 당연히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소남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일단 돌아가서 오전에는 쉬고 오후에 출근해요.” “네, 그럴게요.” 그녀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동준은 보스의 지시에 먼저 ‘염 교수’의 아파트로 향했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자 동준이 백미러로 소남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아파트 입구 쪽이었다. “대표님, 어제 밤에 잘 주무셨습니까?” 동준이 웃으며 물었다. 보스의 동의 없이 ‘염 교수’와 한 방에 들여보내 혹시라도 혼이 날까 봐 걱정됐다. “괜찮았어.” 소남의 표정은 평온했다. 하지만 어젯밤이 떠오르자 마음이 이상했다. “헨리의 유치원으로 가.” “네.” 동준이 시간을 확인했다. ‘헨리는 지금 이미 등원했는데 왜 거길 가려는 거지?’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