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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0화 도망갈 기회

이연은 송재훈이 떠나는 것을 보면서 차문 옆에 힘없이 기대어 있었다. 그녀는 조금 전 보았던 매서운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이연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정말 그가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그녀는 송재훈이 자신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해칠까 봐 걱정이 됐다. 그는 사소한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초설’이 생각났다. 주변에 있는 사람 중 유일하게 송재훈에게 미움을 산 사람이 바로 ‘초설’이었다. ‘만약 그가 무슨 짓을 한다면 초설 씨를 대상으로 하겠지…….’ 그녀는 얼른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 ‘초설’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심하라고 말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배터리가 없나?” 이연이 중얼거렸다. 송재훈이 방금 경고했는데 이렇게 빨리 행동에 옮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초설’에게 톡으로 메지시를 남겼다. 확인하면 전화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깊은 밤. 원아는 눈을 떴다. 방 안은 어두컴컴했다. 한 시간 전에 남자 하나가 들어와 불을 껐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밖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누가 언제 방에 들어왔는지 다 알고 있었다. 한참을 바깥의 움직임에 귀 기울여도 소리가 나지 않자 원아는 그제야 천천히 몸을 폈다. 발에는 여전히 큰 쇠구슬이 묶여 있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쇠구슬이 움직여 소리가 나기 때문에 밖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챌 것이다. 되도록 얌전하게 굴어야 빨리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A시에는 그녀를 도와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니 되도록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그녀는 침대를 한 번 쳐다보고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모서리에 손에 묶인 끈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뒤쪽은 볼 수 없어 감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침대 모서리가 그다지 날카롭지 않아 잘 되지 않았지만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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