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7화 난 이제 안전해

이영국은 유정석과 자리를 바꾸었다. 여전히 칼은 원아의 목을 향하고 있었다. “어디 올 테면 와 봐. 나도 바로 칼로 이 여잘 찌를 테니까. 오늘 이 여자도 우리와 함께 죽게 될 거야. 저승 가는 길 함께 가니 외롭지 않겠어. 어때, 문소남! 내 말이 맞지?” 소남은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다급했다. 원아는 남자들에게 어찌나 꽉 붙잡혀 있던지 숨통이 조여오면서 호흡이 곤란해졌다. 이영국은 총구가 자신을 겨누고 있자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이 곳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지금 자신들이 붙잡고 있는 이 여자만이 이곳을 탈출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카드였다. “우리에게 총을 쏘면 나도 이 여자 몸에 칼을 꽂아 주지!” 원아는 얼른 소남에게 눈을 깜박였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눈빛만이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이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때, 이영국이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당장 길을 터! 그리고 입구에 우리가 탈 차를 대기시켜!” 원아는 그 틈에 얼른 묶여 있던 두 손을 비틀어 그의 혈을 공격했다. 그는 고통에 말을 멈추었고 들고 있던 칼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윽!” 그의 비명에 유정석은 벌벌 떨며 자기도 모르게 들고 있던 칼로 그녀의 허리를 찔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유정석의 다음 행동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가 몸을 옆으로 돌려 칼을 피하려 할 때 ‘슝’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날아와 그의 목을 스쳤다. 유정석은 손도 쓰지도 못하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곧이어 또 총소리가 나더니 이영국도 쓰러졌다. ‘난 이제 안전해…….’ 원아는 고개를 돌려 바닥에 쓰러진 이영국과 유정석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소남은 경찰에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하늘과 땅이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에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자 소남이 달려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원아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 싶었지만 고통이 너무 심해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는 힘없이 그에게 기대었다. 평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