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윤이 떠나자 소남은 보온병을 열어 그릇에 죽을 따랐다.
만들어 온지 얼마되지 않아 죽은 여전히 따뜻했다. 그는 죽그릇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식혔다. 그리고는 숟가락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제 죽을 먹을까요?”
원아는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억지로라도 먹기로 했다.
그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그녀에게 죽을 떠 먹였다.
원아는 입을 크게 벌리고 싶었지만 통증 때문에 조금 밖에 벌릴 수가 없었다.
소남은 그런 그녀를 보고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빨대로 먹어 볼래요?”
원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빨대를 쓰면 훨씬 수월할 것 같았다.
그는 깨끗한 빨대를 들고 와 죽 그릇에 넣었다. 그리고 원아의 입 앞에 가져다 댔다.
하지만 고택 요리사가 그녀의 현재 상태를 잘 알지 못해 쌀을 많이 넣은 까닭에 죽이 걸쭉해 잘 빨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그때, 간호사가 들어와 그녀에게 주사를 놓으려다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죽이 너무 걸쭉해요.”
“지금은 걸쭉한 죽은 먹을 수 없나요?”
소남이 멍한 얼굴로 물었다.
간호사가 고개를 저었다.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환자분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을 수가 없으니 빨대를 이용해야 해요. 그런데 죽이 이렇게 걸쭉하면 빨대를 이용하기가 너무 힘이 들잖아요.”
원아는 그 말을 동감했다. 아무리 힘을 주어 빨아도 죽이 빨리지 않았다.
소남은 놀란 얼굴로 원아를 바라봤다. 그는 그녀가 죽을 별로 먹고 싶지 않아 그러는 거라 생각했다. 이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그는 원아를 돌보면서 최근들어 누군가를 돌보는 일에 퇴보한 것 같았다.
그는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다.
간호사가 걸쭉한 쌀죽을 보며 물었다.
“일부러 쌀을 이렇게 많이 넣었나요?”
“죽은 원래 쌀이 많이 들어가는 거 아닌가요?”
소남의 말에 간호사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에요. 가족들에게 죽을 하나 더 만들어 보내 달라고 하세요. 환자분은 현재 이런 죽을 드시기엔 너무 힘들어요.”
소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릇을 한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