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2화 가서 누나 좀 달래봐요
원아는 자신이 냉정하게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지금 아이들을 떠나는 것은 아쉬웠다.
이 분명하지 않은 생각이 그녀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이전에는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원아는 자신의 곁에 붙어있는 헨리를 살짝 밀어내고 일어섰다.
이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을 밀쳐낸 것이라서 헨리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
원아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설명했다.
“이제 곧 밥 먹을 시간이잖아. 이제 누나는 음식 준비를 해야겠다.”
헨리는 그녀가 주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예민하게 소남을 바라보았다.
“아빠, 제가 무슨 말실수라도 해서 누나를 기분 나쁘게 한 건 아니겠죠?”
소남은 고개를 저었다. 원아의 감정 상태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아이 때문이 아니라 그저 지금 상태가 괴로운 것으로 보였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정서가 교차하고 있을 것이다.
소남도 원아를 돕고 싶지만,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아빠, 가서 누나 좀 달래봐요.”
원원이 소남의 손을 밀었다. 자기들이 계속 원아의 곁을 둘러싸고 있어서 엄마를 짜증 나게 한 줄 알았다.
소남은 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다시 힘주어 말했다.
“엄마는 항상 너희들을 사랑해 그러니까 다른 생각은 할 필요 없어 알았지.”
원원은 고개를 끄덕이다.
소남은 일어섰다.
“아빠가 가서 왜 그러는지 한 번 볼게.”
말하면서 그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원아는 냉장고에서 오현자가 출근하면서 사 놓은 음식을 꺼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지 생각했다.
소남은 주방 입구에 기대어 서 있었다.
“경찰서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요?”
원아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흠칫 떨었고 고개를 돌려 문 앞에 서 있는 소남을 바라보았다.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소남은 그녀의 작은 동작에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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