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7화 아무 일도 없었으면 됐어요

원아는 고개를 저었다. ‘소남 씨가 내가 소개팅 나간 걸 알면 어떻게 되는 걸까?’ ‘소남 씨가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면 아마 소개팅 이야기에 마음이 상할 거고, 소남 씨 기분이 상하면 회사 전체 직원들이 야근을 면치 못할 것 같은데...’ 원아는 시계를 확인했다. 점심 시간이 끝나려면 아직 2분이 남아있었다. 원아는 빠른 걸음으로 사원증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소남은 사무실에서 나와 원아가 사원증을 찍고 사무실에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바로 다가갔다. 원아는 갑자기 소남을 마주치자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고 고개를 푹 숙였다. 소남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왠지 모르지만, 소남과 마주치니 그녀는 마음이 찔리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기가 무슨 잘못이라도 해서 소남에게 걸린 것처럼... 그러나 자신은 지금 ‘염초설’이다. ‘원아’가 아니다. 안드레이가 자신에게 부여한 신분은 아직 독신이고 미혼이다. 기혼이나 아이가 있는 여자도 아니다. “대표님, 저는 먼저 사무실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원아가 말했다. 소남은 원아가 마치 고양이를 피하는 쥐처럼 자신을 피하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늦게 내려가서요.” 원아는 그의 말투가 특별히 이상하지 않다고 느꼈다. 다만 좀 사무적이었다. 아마도 그는 아직 자신이 맞선을 본 일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원아는 바로 거짓말을 했다. “그럼 수고하세요.” 소남도 더는 원아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원아가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을 보고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자신을 속이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를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보니 진현석으로부터 또 톡이 와 있었다. [그럼 이번 주말에 시간 어떠십니까?] 원아는 그의 톡을 보고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곤란하게 됐네. 진현석 씨가 나한테 관심이 있는 모양인데.’ 분명 진현석은 그녀에게 재미를 느끼고 있다. 원아가 나르시시스트라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