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르륵...
치아가 저릴 듯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쇄성후는 부러진 손가락뼈를 내려다보다가 동공이 수축했다.
이천후의 가슴 언저리에는 마치 태고의 신산이 환영처럼 겹쳐져 떠올랐고 아까까지만 해도 무너뜨릴 기세였던 그의 주먹 기세가 마치 진흙 속으로 빠져든 돌처럼 사라졌다.
“말도 안 돼...”
공중에 떠 있던 쇄성후는 통증도 잊은 채 공포로 가득 찬 시선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를 지켜보던 수많은 이종 생령들 역시 믿기 힘든 장면을 목격하고는 일제히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조금 전만 해도 쇄성후는 오직 오할의 힘만으로 이천후를 다섯 걸음이나 후퇴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전력을 다한 일격이 도리어 그를 튕겨내고 말았다.
날아가야 할 쪽은 분명 이천후 아니었나? 이 눈앞의 광경은 너무도 괴이하고 충격적이었다.
관전 중이던 홍비 공주조차 눈이 휘둥그레졌다.
반면 이천후는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이 결말은 이미 예측했던 바였다.
만고금신의 위력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뇌겁초를 사기 위해 그렇게 많은 정석을 퍼붓진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요족 생령과 싸울 때 만고금신은 인간 무사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요족은 체격과 혈기가 강대하여 대체로 정면 돌파형 전투를 벌이는데 만고금신은 그 정면 격돌에 특화된 신체였으니 말이다.
쿵.
쇄성후의 거대한 몸이 땅에 내리꽂히듯 떨어졌다. 그의 주먹에 있던 손가락 뼈는 모조리 박살나 있었다.
지독한 통증이 몰려왔지만 쇄성후는 신음 한 마디 내뱉지 않았다. 이 정도 상처는 그에게 별것 아니었다. 다만 심리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쇄성후는 믿기 힘든 얼굴로 이천후를 노려보았다.
이제 그의 눈빛 속에는 더 이상 가벼움도 비웃음도 없었다. 오히려 깊고 무거운 경계심이 드리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본체는 진후, 고대 이형수 중에서도 이름 높은 존재였다.
더욱이 그는 선천적인 이형이 아닌 후천적 돌연변이로 육체는 신수에 버금가는 경지를 자랑했다.
그런 그가 정면 충돌에서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