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사과
유연준은 미소를 띤 얼굴로 권해나를 바라보며 매우 너그럽고 속 깊은 사람인 척 굴었지만 느껴지는 주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권해나는 이제야 그 일을 떠올렸다.
“잠깐만 기다려요.”
몇 분 후, 권해나가 벨트를 들고나왔다.
“사실 연준 씨 주려고 산 건데 그땐 내 마음을 알면 나와 말을 섞지 않을까 봐 겁이 났어요.”
“그런 거였구나.”
유연준이 벨트를 받아서 들며 잘생긴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었다.
“바보야, 너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말해. 내 마음속엔 너밖에 없어.”
권해나가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어요.”
집에 돌아온 유연준은 고우진의 메시지를 받았다.
[서강에 계속 있을 생각이야?]
유연준이 영상 통화를 걸었다.
저쪽에서 고우진은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왜 갑자기 전화한 거야? 무슨 일 있어?”
“별일 없어.”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카메라 각도가 조금 이상했지만 고우진은 그저 슬쩍 보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언제 돌아올 생각이야?”
“적어도 프로젝트 끝난 뒤에 가야지.”
“그럼 반년은 더 걸리잖아.”
고우진이 투덜거렸다.
“너희들 다 서강으로 가서 나 혼자 정말 심심해.”
유연준은 무심하게 대꾸하며 벨트를 조절했다.
실컷 떠들던 고우진은 대충 대답하는 유연준의 태도에 참지 못하고 물었다.
“뭐 해? 왜 자꾸 그 낡은 벨트를 만지작거려?”
“낡은 벨트라니, 이건 새 거야. 게다가 해나가 직접 사준 거야.”
유연준은 웃고 있었지만 그 미소에는 살기가 감돌았다.
고우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권해나 씨가 너한테 왜 벨트를 사줘?”
“왜겠어?”
“권해나 씨도 널 좋아해? 둘이 만나?”
고우진은 술잔도 내려놓고 화면 가까이 다가왔다.
“그럴 리 없잖아!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유연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해나가 나를 좋아하는 건 당연하지 않아? 오늘은 나한테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고백까지 했어.”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
고우진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특히 유연준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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