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쟁탈
권해나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매니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네요. 오늘은 저희가 모시기 어렵겠습니다. 이미 전부 대관이 되어버려서요.”
“매니저님, 저랑은 오래전에 약속 잡은 거 아시죠?”
권해나의 목소리는 싸늘했다.
“권 팀장님, 저도 그냥 월급쟁이라...”
유 매니저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석지은을 보자 태도가 돌변하며 한껏 공손해졌다.
“지은 씨, 오셨군요.”
“네.”
석지은은 권해나 일행을 힐끗 바라보더니 나른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은 제가 제 사람들과 제대로 즐기러 왔으니까 잡다한 사람들은 절대 들이지 마세요.”
“안심하세요. 다 준비해놨습니다.”
유 매니저는 아첨하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권해나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약속을 해놓고도 일부러 알리지 않은 게 분명했다.
백수연은 득의양양하게 권해나 쪽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서한 그룹에서 미리 나오길 다행이었네요. 그게 아니었으면 그쪽들처럼 지금 문 앞에서 찬바람만 맞고 있었을 것 아니예요?”
그러자 권해나의 비서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섰다.
“매니저님, 도대체 뭐 하는 겁니까? 약속해놓고 말을 바꾸면 입소문은 어떻게 감당하려고요?”
“지은 씨를 모시느라 그만 깜빡했네요.”
유 매니저는 입으로는 미안하다 했지만 태도에는 전혀 성의가 없었다.
임하늘이 부드럽게 끼어들었다.
“언니, 저분도 직장인인데 너무 몰아붙이지 마.”
백수연은 더 큰소리로 떠들었다.
“그쪽들이 석씨 가문처럼 대단했다면 매니저님이 이렇게 대했겠어요? 자기가 어떤 주제인지를 먼저 돌아봐야지 뭔...”
“맞아요, 맞아!”
그녀 주변에서 서한 그룹을 떠났던 사람들도 거들었다.
서한 그룹 직원들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이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었다.
그때 막 새로 승진한 부팀장이 권해나에게 말했다.
“권 팀장님, 저희 그냥 나갑시다. 이런 데는 명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요. 저희가 굳이 올 이유 없죠.”
“맞습니다, 저희도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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