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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임씨 가문의 어르신

말하던 중에 갑자기 휴대폰이 울려대는 바람에 ‘심사위원’이라는 말이 임씨 모녀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강주은은 발신자가 권해나인 것을 보고서야 흥분을 가라앉혔다. ‘아, 그러고 보니 나연이가 바로 해나라는 건 비밀이라고 했지. 하마터면 들킬 뻔했네.’ 강주은은 권해나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조용히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마음을 진정시킨 후 다시 임하늘 쪽을 바라보았다. “임하늘 씨한테 도움을 주겠다고 했던 일은 없던 일로 할게요. 이만 나가 봐요.” 얼떨결에 쫓겨나게 된 임하늘은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다시 룸으로 들어와 강주은의 팔을 덥석 잡았다. “선생님, 혹시 언니 때문에 기분이 나쁘셨어요?” 강주은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지금 해나한테 잘못을 돌리는 거야? 무슨 이런 사람이 다 있어?’ 강주은은 임하늘의 손을 강하게 뿌리치고는 문을 아예 잠가버렸다. 그러고는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 권해나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잠시 후, 권해나로부터 오늘 있었던 일을 전부 다 듣게 된 강주은은 분노로 얼굴이 빨개져서는 마시고 있던 찻잔을 쾅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이런 미친년이!” 강주은에게 거절당한 임하늘은 세상을 다 잃은 듯한 얼굴로 울먹거렸다. “엄마, 언니 정말 너무한 거 아니에요? 제가 이번 콩쿠르에 얼마나 진심인지 엄마는 알잖아요. 그런데 언니가... 언니 때문에... 정말 너무해. 흑...” 채진숙은 임하늘을 얼른 끌어안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번 일은 네 언니가 백번 천번 잘못한 거야. 내가 반드시 너한테 사과하게 만들 테니까 이제 그만 뚝 해. 엄마가 다른 선생님을 알아봐 줄게.” “나연 선생님이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임하늘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채진숙을 바라보았다. “음... 일단 알겠어. 친구한테 한번 물어봐 줄게.” 채진숙은 곤란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바로 휴대폰을 꺼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임무원이 보낸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하늘아, 할머니 오셨대.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할머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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