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후계자 선발
유연준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은 채 권해나를 바라봤다.
“요즘 날 피했던 게 그거 때문이야?”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유연준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웃었다.
“내 기준에서 친구라는 자리는 결코 가볍지 않아.”
‘친구?’
권해나는 고개를 숙이고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곱씹었다.
“이제 집에 가자.”
그의 목소리는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권해나는 낮은 목소리로 ‘네’하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차창 밖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는 걸 바라보며 마음속 소용돌이도 조금씩 가라앉았다. 유연준 같은 사람과 친구로 지내면 앞으로의 길에 커다란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니 굳이 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집에 도착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에 도착하자 유연준이 권해나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칠흑 같은 그의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어 그 자체로 사람을 끌어들였고 입술은 느리게 움직였다.
“잘 자, 해나야.”
“잘 자요.”
권해나는 그가 문을 나서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눈부신 복도 불빛을 올려다보았다. 낯설고 차갑기만 했던 이 아파트 단지가 이제는 묘하게 따뜻한 ‘집’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며칠 동안 권해나는 다시 일에 몰두했다.
그 사이 채진숙과 임무원이 각각 연락을 해왔는데 채진숙은 에둘러 다시 서임 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회복하라는 압박을 전했고 임무원은 달콤한 말과 안부를 건네며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속내는 휴대폰 화면을 뚫고 나올 만큼 노골적이었고 권해나는 건성으로만 대답하며 넘겼다.
그때 김청자가 찾아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서 모셔 와요.”
곧 들어선 김청자는 진한 밤색 긴치마를 입고 있었고 우아한 자태를 풍겼다. 그녀는 비싼 영양제를 선물로 들고 와 권해나에게 건네며 물었다.
“요즘 일 때문에 많이 바쁘지?”
“조금 바쁘긴 한데 이젠 익숙해졌어요.”
권해나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런데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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