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도시락에서 뜨거운 김이 피어올랐고 그와 함께 은은한 한약 냄새가 퍼졌다.
“이게 한약이지 무슨 점심이에요?”
진무열은 몸을 곧게 펴며 도시락 속 한약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전미정이 도시락을 들어 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의사는 자신의 병을 못 고친다더군요. 이건 제가 특별히 준비한 한약이에요. 요즘 많이 아프다고 해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표정에서 이상함을 감지한 성유리는 사악한 기운이 순간적으로 밀려왔다.
전미정은 한약을 들고 성유리의 얼굴을 향해 쏟아부었다.
다행히 미리 방비하고 있던 성유리는 재빨리 일어섰다.
한약은 그녀의 옆구리에 걸친 흰 가운에 떨어졌다.
옆에 앉아 있던 진무열도 한약을 뒤집어썼다.
옷자락과 손등에 모두 묻었다.
“무슨 짓이에요? 갑자기 유리 씨에게 한약을 쏟다니! 미쳤어요?”
진무열은 화가 난 표정으로 전미정을 바라보았다.
“어때요? 이 한약 맛있어요?”
전미정은 진무열을 무시한 채 성유리의 얼굴을 주시했다.
“병이 좀 나아졌나요? 안 나았으면 다음에 더 많이 끓여올게요...”
말을 마친 전미정은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도시락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정말 미쳤어! 이렇게 뜨거운 한약을 들고 와서 유리 누나에게 쏟다니! 이건 명백한 폭행이에요!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매우 흥분한 진무열이 말을 마치기 전에 성유리가 손을 들었다.
그 제스처를 본 진무열은 입을 다물었다.
“전미정 씨, 이게 무슨 짓이에요?”
성유리는 젖은 가운을 털며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병원을 모함한 일 아직 따지지도 않았는데 본인 발로 찾아왔네요?”
성유리의 말을 들은 진무열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분노를 드러냈다.
바로 이 여자가 뒤에서 일을 벌인 것이었다.
“내 일로 아현 언니를 때렸다면서요?”
전미정이 어두운 눈빛으로 성유리를 바라보자 성유리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 여자가 이 일 때문에 온 것이었다.
“내가 때린 건 전미정 씨 때문이 아니에요. 해서는 안 될 말을 해서 화가 나 때린 거예요.”
성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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