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진무열의 고함이 터져 나오자 전미정의 얼굴은 땅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화끈 달아올랐다.
순간 창피함과 굴욕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직 병원 문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환자 몇 명이 이미 주변에 서 있었고 그 큰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이쪽으로 쏠렸다.
곧이어 구경꾼들까지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자, 시작해요. 왜 가만히 서 있기만 해요?”
성유리는 미동도 없는 전미정을 차가운 눈빛으로 다그쳤다.
하지만 전미정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손에 쥔 스피커의 재생 버튼조차 누르지 않았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성유리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곧장 다가가 그녀 손에서 스피커를 빼앗더니 주저 없이 버튼을 눌러 녹음을 재생했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전미정에게 스피커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전미정입니다. 얼마 전 알레르기 사건은 전부 제가 꾸민 자작극이었습니다. 성 선생과 진 선생의 명예를 훼손하고 병원을 모함하려는 의도로 벌인 일이었으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두 분의 의술은 매우 훌륭하며 저 역시 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녹음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자 호기심에 몰려든 사람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고 몇몇은 입을 가리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전미정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바닥만 바라보며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뺨이 화끈거리고 숨이 턱 막힐 만큼 이보다 더 수치스러운 순간은 없었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겠다고 했지? 그것도 30분 동안이나?’
차 안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영준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대표님, 이번에 장기영 씨가 진짜 제대로 한 방 먹였네요. 이거 완전 옛날에 죄인 끌고 다니던 유가행 같지 않아요?”
뒷좌석에 앉아 있던 박지훈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봤다.
전미정에게 시선을 한 번 던졌을 뿐, 곧 익숙한 실루엣이 서 있는 창밖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이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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