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화
“배터리가 다 됐나 봐요.”
그녀는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계속해서 탁자를 닦았다.
박지훈은 순간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그녀를 들어 올려 탁자 위에 앉히고는 다리를 억지로 벌리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도록 했다.
갑작스러운 은밀한 행동에 성유리의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며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다.
그녀는 탁자에 손을 짚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박지훈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남자는 한 손으로 그녀의 등을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턱을 잡았다.
“너 날 피하는 거야?”
“제가 왜 지훈 씨를 피해요? 피할 이유라도 있어요?”
그녀는 한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었지만 더 애매한 자세가 되어갔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점점 더 세게 움켜쥐고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그를 보는 눈빛에는 고집이 가득했는데 분명히 아직도 화가 난 모습이었다.
“아침에 내가 잘못했어. 마음에 담아두지 마.”
그의 목소리는 갑자기 부드러워졌고 목소리도 한결 낮아졌다.
성유리는 잠깐 멈칫했다.
박지훈이 자신에게 먼저 머리를 숙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머리를 숙일 때가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내 본심은 네 마음을 제대로 보게 하려는 거였어. 널 모욕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그런 일을 네게 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었어...”
이 말을 꺼내자 성유리는 다시금 부끄러움을 느끼며 얼굴이 확 붉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박지훈 씨, 제발 말하지 말아요.”
“그럼 날 용서해준 거야?”
박지훈은 그녀의 허리에서 손을 떼고 대신 테이블 가장자리에 양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아름다운 눈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성유리는 그를 밀쳐내고 재빨리 테이블에서 내려와 다시 걸레를 들어 테이블을 닦기 시작했다.
“우린 원래 연인도 아니었고 부부도 아니었잖아요. 용서니 뭐니 할 게 어디 있어요?”
“하지만 내게 넌 이미 그런 존재였어.”
남자의 가벼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성유리의 테이블을 닦던 손이 다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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