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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박지훈은 더는 말을 보태지 않고 성큼성큼 대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뒤에서 박철용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이 일은 이렇게 정하는 걸로 하자. 지훈의 말이 맞아. 이혼하기로 했으면 얼른 협의서에 사인해라...” 박지훈의 발걸음은 한 번도 멈추지 않았고 그의 입가에 서늘하면서도 매혹적인 미소가 천천히 번졌다.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온 것이다. 박진우는 박씨 가문의 저택을 나선 뒤 곧장 그룹 본사로 돌아왔지만 그의 마음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서랍을 열자 맨 위에 놓인 이혼 협의서가 눈에 들어왔고 그는 손을 뻗어 협의서를 집어 들려다 무심코 손끝이 잠시 멈췄다. 문서가 책상 위에 놓이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할아버지가 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 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비서의 번호를 눌렀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비서가 들어와 공손하게 물었다. “박 대표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3년 전 유리가 감옥에 들어갔을 때, 내가 돈 써서 잘 챙기라고 하지 않았나? 설마 안 한 거야?” 박진우는 눈에 분노를 담고 소기섭을 바라봤다. “대표님... 그때 말씀하시자마자 바로 처리했습니다. 약속해 놓고 안 할 리가 있나요? 저한테 목숨이 100개 있어도 그런 일은 못 합니다.” 소기섭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고 박진우는 그의 표정을 보며 눈빛이 더 어두워졌다. 소기섭은 수년간 한 번도 지시를 소홀히 한 적이 없었으니 그렇다면 문제는 소기섭 쪽이 아니라 교도소 쪽이었다. “내 돈은 받아놓고 정작 해야 할 건 안 했다 이거지?” 박진우의 입꼬리가 비웃듯 올라갔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네.” “대표님, 혹시... 그 사람들이 사모님을 괴롭힌 겁니까?” 소기섭은 눈동자가 커졌고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번졌다. “아직은 확실치 않아. 네가 가서 조사해 봐.” 박진우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시선을 이혼 협의서에서 떼지 않았다. 그 사소한 행동까지 소기섭은 놓치지 않았고 그는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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