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8화
“유리 너랑 진우 사이에 앙금이 많은 건 맞지만 이번 일은 아닐 수도 있어. 아마 사람 잘못 짚었을 거야.”
“사람을 잘못짚었다고요?”
성유리가 미간을 좁히며 그를 바라봤다.
“그럼 지훈 씨는 누가 아이를 부추겼다고 생각하세요?”
“양아현.”
박지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단번에 답했다.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잠시 멍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전혀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박진우는 평소에도 회사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일만 해도 숨이 찰 텐데 굳이 시간을 내서 아이를 시켜 송아림을 괴롭히게 할 여유가 있을까.
오히려 이런 수법은 여자라면 더 쉽게 떠올릴 법한 방식이었다.
“확인하는 건 간단해.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하면 곧 진실이 드러날 거야.”
박지훈은 턱선을 살짝 움직이며 무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
성유리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그 전에 나도 하나 물어볼 게 있어.”
박지훈이 성큼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이혼 서류에는 도장 찍었어?”
성유리는 순간 멈칫했다가 잠시 후 고개를 저었다.
“아직 작성 중이에요. 그래도 곧 끝날 거예요.”
“서류에 도장 찍고 나면 넌 더 이상 진우 사람이 아니잖아. 그때가 되면 나한테...”
“차 먼저 준비해. 금방 나갈게.”
박지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 남자 화장실에서 박진우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은 벽 하나를 두고 붙어 있었고 방음이 완벽하지 않았다.
여기서 나누는 대화가 저쪽에서도 들릴 수 있는 구조였다.
성유리의 심장이 갑자기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박지훈이 그녀의 귀에 고개를 가까이하며 숨소리를 낮췄다.
“이제 나한테 오는걸,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어때?”
성유리의 속눈썹이 연달아 떨렸다.
그의 눈을 올려다본 순간, 깊은 눈동자 속에서 짙은 욕망이 스쳤다.
다음 순간, 박지훈은 고개를 숙여 성유리의 입술을 물었다. 예고 없이 내려앉은 키스에 성유리의 심장은 더 거칠게 요동쳤다. 게다가 불과 한 벽 건너편에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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