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화
성유리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자 바로 박지훈과 눈이 마주쳤고 박지훈의 깊은 눈동자에는 의미심장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박지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성유리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밤 이혼 서류에 사인했으니 앞으로 30일의 고민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그 사이 박진우라는 그 못된 남자가 또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으니 이 시점에서 성유리는 누구에게도 어떤 약속도 할 수 없었다.
박지훈조차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이 대화를 대충 넘기려 했다.
“박지훈 씨, 시간도 늦었으니 별일이 없으시면 그냥 돌아가세요. 이따가 아림이랑 미연이가 곧 돌아올 거예요.”
“마침 나도 아림이를 오래 못 봤어. 돌아오면 그때 보고 돌아갈게.”
박지훈은 불쑥 몸을 숙이며 길고 힘 있는 손을 그녀의 허리에 얹었고 단숨에 그녀를 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유리야, 일부러 화제를 돌리는 거야? 혹시 나랑 사랑 얘기하는 게 두려워?”
사실 성유리는 두려운 정도가 아니었고 아예 감히 그런 얘기를 꺼낼 엄두도 못 냈다.
박지훈의 속내는 너무 깊고 복잡했기에 지금까지도 성유리는 그의 진심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러니 어떻게 마음을 열고 사랑 얘기를 나눌 수 있겠는가.
“지훈 씨는 생각이 너무 많아요.”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가슴을 밀어내며 거리를 두려고 했다.
그러나 박지훈은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한 손으로 움켜쥐었고 그의 눈빛은 한층 더 서늘해졌다.
“전에 네가 이혼 전일 때는 내가 그럴 자격이 없었지. 하지만 이제 서류에 사인까지 했는데 뭐가 그렇게 망설여지는 거야? 설마 아직도 진우를...”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차 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고 성유리는 심장이 단숨에 목구멍까지 뛰어올랐다. 그녀는 믿기 힘든 눈빛으로 현관 쪽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오늘 밤에는 안 돌아온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거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사람도 생각하면 오는 모양이네.”
박지훈은 옅은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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