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화
“좋아. 다 네 말대로 할게.”
박지훈은 유난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웃는 듯 아닌 듯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성유리는 눈을 부릅뜨고 현관 쪽을 가리켰다.
“박지훈 씨, 이제 얼른 나가주세요. 이따 선배가 샤워 끝내면 분명 다시 내려올 거예요.”
“방건우는 도대체 언제 이 집을 나간대?”
박지훈의 눈빛에는 은근한 불쾌함이 스쳤고 성유리는 그의 눈빛 속에서 짙게 배어 있는 질투를 느꼈다.
그래서 성유리는 손을 내리고 입꼬리를 비웃듯 올렸다.
“왜요? 질투라도 하시는 거예요?”
“네가 방건우하고 하루 종일 한집에 있는 걸 생각하면 솔직히 기분이 별로거든.”
그 말에 성유리는 박지훈을 흘깃 노려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박지훈이 불쑥 고개를 숙여 성유리의 입술에 짧게 입맞춤을 남겼다.
그러고는 성유리를 놓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문 쪽으로 걸어갔다.
“갈게.”
박지훈이 욕실 문가에서 사라지는 순간 성유리의 등이 잠시 굳어졌다.
‘가기 전에는 꼭 한 번은 입을 맞추고 가는 군...’
지금 두 사람의 상황은 꼭 연인 같았다.
다음 날 저녁.
오늘은 진미연 대신 성유리가 직접 송아림을 데리러 갔고 송아림은 성유리를 보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모, 오늘 이모가 데리러 와서 너무 좋아요!”
송아림의 작은 두 팔이 성유리의 다리를 꼭 안았다.
성유리가 웃으며 대답하려던 순간, 옆에서 불쑥 한 남자애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마치 친엄마라도 만난 것처럼 난리네. 뭐가 그렇게 좋아?”
성유리가 고개를 들자 책가방을 멘 채 지나가려는 박강훈이 한눈에 들어왔다.
박강훈의 얼굴에는 싸늘한 기운이 가득했고 아마 지난번 자신이 송아림한테 공개적으로 사과하게 한 일을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듯했다.
성유리는 시선을 뒤로 돌렸다.
오늘 박강훈을 데리러 온 사람은 집안의 가사도우미였다.
그녀는 성유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불렀다.
“사모님.”
“사모님이긴 무슨 사모님이에요? 아빠랑 이혼했는데 이제는 사모님이 아니라고요!”
박강훈의 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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