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화
성유리는 휴대전화를 들고 서둘러 휴게실로 향했다.
막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온 것은 박지훈의 익숙한 목소리였다.
“자기야, 선물 다 받았어?”
자기라는 호칭이 귓가에 닿는 순간,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휴대전화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몇 초간 마음을 가다듬은 뒤에야 조용히 대답했다.
“왜 이렇게 많은 걸 갑자기 보내신 거예요?”
그러자 박지훈의 낮은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전에 그 자식이 너무 인색했다고 했잖아? 이제 자기는 나랑 사귀니까 절대 서운하게 하지 않을 거야. 예전에 못 받았던 건 전부 보상해 줄게.”
성유리는 창가로 걸음을 옮겼고 얼굴에는 알게 모르게 옅은 홍기가 스며들었다.
“제가 언제 대표님이랑 사귄다고 했어요? 그런 말은 함부로 하지 마세요.”
“지금 우리 상태가 사귀는 거랑 뭐가 달라?”
박지훈의 웃음소리는 한결 여유로웠다.
성유리는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려서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보낸 선물들은 마음에 들어? 혹시 자기 취향이 아닐까 봐 이것저것 다양하게 골랐는데...”
박지훈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성유리의 마음은 서서히 무거워졌다.
지난번에 박지훈이 보내준 자동차 값도 아직 갚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또 이렇게 값비싼 선물을 한가득 보낸 것이다.
순간 성유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왜 아무 말도 없어? 마음에 안 들어?”
박지훈은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고 성유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금 우리 사이에...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으면 제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시다시피 제 이혼 절차는 아직 진행 중이에요.”
“그냥 주고 싶어서 선물을 보낸 거지...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니야. 그냥 좋은 거 쓰고 좋은 거 입었으면 해서 그랬어. 그게 다야.”
박지훈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특별한 감정은 묻어나지 않았다.
그러자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아마 어제 그의 사무실에서 했던 말이 마음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준비한 걸까.
“어제는 농담이었는데요. 그걸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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